섬속의 대지에는 오랫동안 구옥이 자리하고 있었다. 실내공간과 외부공간의 경계가 모호한 기존의 어촌 마을 주택은 마당과 너른 처마 밑 툇마루와 같은 중간영역을 통해 다양한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. 이러한 중간영역을 새로 짓는 주택에도 이식하고자 하였다. 지역의 집짓기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, 동일한 단면을 가진 긴 형태의 주택을 계획하고 하나의 긴 지붕 아래, 주거 공간과 창고 공간 사이에 중간영역에 봉당을 두어, 내외부의 경계 공간을 의식적으로 도모하고자 하였다.

공간의 구조적 변경과 형태 구현이 자유로운 중목방식과 단열 및 벽체 형성에 유리한 경골목구조를 결합하여 각각의 기능과 성격에 맞게 분리 및 결합하였다. 구조 프레임의 기본 기능과 인테리어 요소로서 중목 구조를 노출하고, 경골 목구조는 벽체로서 내진 및 단열에 치중하도록 했다. 지붕의 경우 전통 한옥처럼 수직/수평재는 중목으로 처리하되, 사선 서까래 부재는 모두 경골 목구조로 하여 지붕 두께는 줄이고 단열 성능은 높였다.

목구조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보다 풍부한 공간 구성이 가능해졌다. 이는 바다를 향해 있으면서도 소소한 밭 일등이 병행되는 어촌 마을의 새로운 주택 타입에 대한 대안이 아닐까 한다. 항상 너른 바다를 품으면서 바다를 닮아가는 집이 되기를 기원한다.